이커머스의 광고 플랫폼 기획 부서에서 근무한다고 할 때 (일명 AD PM)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대게 이랬다.
|"아~ 너가 요즘 광고 만들어? 요즘 너네 회사 광고 재밌더라"
광고 소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광고 상품이 노출될 수 있는 시스템을 기획하는 것이라 정정했을 때에는,
|"아~ 그니까 너가 마케터인거지?"
라는 반응이 뒤따랐다.
나 역시 입사 전엔 '광고'하면 길거리 전단지나 TV 광고만 떠올랐다
디지털 세상에서 광고가 어떻게 거래되는지, 그 뒤에 얼마나 복잡한 기술 생태계가 있는지는 전혀 몰랐었다.
무튼... 그런 의미로 이번에는 디지털 광고 기술 (ADtech) 을 이해하기 위한 첫 걸음인,
디지털 광고 생태계를 알아보고자 한다.
그 전에 용어부터 친해지고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 ADtech를 공부할 때 생소한 용어 때문에 많이 애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0. 용어 정리
| 용어 | 내용 |
| 지면 | 광고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 (배너, 영상 앞 광고 등) |
| 퍼블리셔 (매체사) | 그 지면을 가진 사람 (앱, 웹사이트 운영자) |
| Demand (수요) | 지면을 사려는 쪽 = 광고주 |
| Supply (공급) | 지면을 팔려는 쪽 = 퍼블리셔 |
| 인벤토리 | 퍼블리셔가 팔 수 있는 광고 지면 전체 |
혹시 바로 이해가 안 되는 분은 아래의 상세 설명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면"이 뭔가요?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단어입니다.
지면(紙面)은 원래 "종이의 면"이라는 뜻으로, 신문에서 광고가 들어가는 공간을 가리키던 말입니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의미가 확장됐습니다.
지금은 "광고가 들어갈 수 있는 모든 공간" 을 지면이라고 부릅니다.
앱을 열었을 때 배너가 뜨는 자리, 유튜브 영상 앞에 나오는 광고 자리, 쇼핑몰 메인 화면 상단 배너 자리 — 이것들이 모두 지면입니다.
"퍼블리셔(Publisher)"가 뭔가요?
퍼블리셔는 그 지면을 가진 사람 입니다. "매체사"라고도 부릅니다.
네이버, 유튜브, 게임 앱 개발사, 뉴스 사이트 운영자 등이 모두 퍼블리셔입니다. 공통점은 딱 하나입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을 갖고 있다."
퍼블리셔 입장에서 광고 지면은 중요한 수익원입니다.
네이버를 무료로 쓸 수 있는 것도, 유튜브를 무료로 볼 수 있는 것도 이 광고 수익 덕분입니다.
왜 광고주를 "Demand", 퍼블리셔를 "Supply"라고 부를까요?
처음 이 단어를 봤을 때 저도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광고주가 왜 Demand(수요)고, 퍼블리셔가 왜 Supply(공급)인 걸까요?
경제학 시간에 배운 수요와 공급을 떠올려보시면 됩니다.
거래되는 "상품"이 무엇인지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광고 생태계에서 거래되는 상품은 "광고 지면"입니다.
지면을 사려는 쪽이 Demand, 지면을 팔려는 쪽이 Supply입니다.
"인벤토리(Inventory)"는 또 뭔가요?
인벤토리는 "재고"입니다. 광고 세계에서는 퍼블리셔가 보유한 광고 지면 전체 를 가리킵니다.
광고 지면 = 인벤토리
1. ADtech 등장 이전의 광고
인터넷이 지금처럼 발달하기 전, 광고는 단순했습니다.
광고를 원하는 회사(광고주)가 신문사나 방송국에 직접 연락해서 계약을 맺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습니다.
"저 삼송전자 마케팅팀장인데요. 이번 신제품 광고를 KBS 뉴스 앞에 넣고 싶어요. 영상은 따로 보내드릴게요."
광고를 수정하고 싶으면? 다시 전화했습니다. 성과를 확인하고 싶으면? 방송국이 보내주는 보고서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광고를 넣을 수 있는 지면이 TV 몇 개에서 수만 개의 앱과 웹사이트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왜 직접 거래가 불가능해졌을까요?
지면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광고주와 매체사, 양쪽 모두 고통스러운 상황이 됐습니다.
| 광고주 | - 수만 개 매체에 일일이 연락해야 함. - 광고 이미지 하나 바꾸려면 전부 다시 연락. - 성과도 각 매체의 수동 보고서에만 의존 |
| 매체사 | - 광고주를 직접 영업해야 지면을 팔 수 있음. - 영업이 안 되면 지면이 그냥 비어있음. - 광고 소재가 바뀔 때마다 사이트 소스를 손으로 수정 |
1단계 해결책: 애드서버의 등장
가장 먼저 등장한 해결책이 바로 애드서버(Ad Server) 입니다.
애드서버는 쉽게 말하면, 광고 소재를 한 곳에 저장해두고 여러 매체에 자동으로 뿌려주는 중앙 서버입니다.

애드서버 덕분에 이런 것들이 가능해졌습니다.
- 소재를 한 번만 수정하면 → 연결된 모든 매체에 동시 반영
- 한 화면에서 모든 매체의 광고 현황을 한눈에 확인
- "서울 사용자에게만 노출", "월요일 오전에만 노출" 같은 정밀한 설정 자동화
꽤 편리해졌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연결" 입니다.
애드서버는 "이미 계약된" 광고주와 매체사의 관계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도구였습니다.
문제는 그 계약 자체는 여전히 사람이 직접 해야 했다는 것입니다.
삼송전자가 광고를 넣고 싶은 매체가 1,000개라면? 여전히 1,000번의 계약이 필요했습니다.
수요(광고주)와 공급(매체사)을 자동으로 이어줄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ADtech, 즉 광고 기술의 핵심 플레이어들이 등장한 이유입니다.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등장
지금부터 등장하는 플레이어들이 현재 디지털 광고 생태계의 핵심입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DSP — 광고주 편 플랫폼
DSP(Demand-Side Platform)는 광고주가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예전에는 광고를 넣고 싶은 매체마다 직접 계약을 해야 했습니다.
DSP를 사용하면 한 곳에서 수천 개의 매체에 동시에 광고를 집행할 수 있습니다.
쇼핑몰 운영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DSP는 "우리 광고를 볼 만한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자동으로 광고를 넣어주는 도구"입니다.
SSP — 매체사 편 플랫폼
SSP(Supply-Side Platform)는 매체사가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매체사는 자신의 광고 지면을 SSP에 등록해두면, 수천 명의 광고주 중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르는 쪽의 광고가 자동으로 채워집니다.
블로그나 앱을 운영한다고 생각해보면, SSP는 "내 페이지 빈 자리에 광고를 자동으로 채워서 수익을 만들어주는 도구"입니다.
Ad Exchange — 실시간 경매장
DSP와 SSP가 실제로 만나는 공간입니다. 여기서 RTB(Real-Time Bidding), 즉 실시간 경매가 일어납니다.
얼마나 빠른지 감이 잘 안 오신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앱을 여는 순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백 명의 광고주가 동시에 입찰을 시작합니다.
낙찰이 결정되고 광고가 화면에 뜨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0.1초입니다.
눈을 한 번 깜빡이기도 전에 경매가 끝납니다.
DMP — 타겟팅 데이터 플랫폼
DMP(Data Management Platform)는 광고가 "엉뚱한 사람"에게 뜨지 않도록 도와주는 데이터 플랫폼입니다.
유저의 관심사, 행동, 인구통계 데이터를 분석해서 "이 광고를 누구에게 보여줄지"를 결정합니다.
제가 최근에 운동화를 검색했다면 → 운동화 광고가 뜨는 이유가 바로 DMP 덕분입니다.
정리하면,
| 플레이어 | 역할 |
| 광고주 | 돈을 내고 광고 노출을 삽니다 |
| 매체사 | 지면을 팔아 수익을 냅니다 |
| DSP | 광고주가 여러 매체에 한 번에 광고를 집행하도록 돕습니다 |
| SSP | 매체사가 지면을 자동으로 팔 수 있도록 돕습니다 |
| AD Exchange | DSP와 SSP를 실시간 경매로 연결합니다 |
| DMP | 타겟팅 데이터를 제공해 광고 효율을 높입니다 |
단순히 "광고를 만들고 띄우는 일"이 아니라, 0.1초 안에 움직이는 정교한 기술 생태계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각 플레이어들이 광고를 유저에게 송출하기까지 어떤 과제를 가지고 어떤 고민을 해결하는지에 대해 포스팅해보겠습니다.
앱에서 광고를 마주했을 때
"아 뭐야 또 광고네. 아주 돈독이 올랐구만ㅡㅡ"
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꽤나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광고는 매체가 존재하는 한 사라질 수 없습니다.
서비스를 지탱하는 주요 요소기도 하고요.
그런만큼 저는 디지털 광고가 흥미롭습니다.
또 필수불가결한 것이라면 사람들에게 이로운 쪽으로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로운 광고를 설계하는 사람이 되고싶습니다.
앞으로도 ADtech에 대해 공부한 내용을 포스팅 하겠습니다.
혹시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 환영⭐
합니다!
그럼 안녕!
